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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현실 외면한 강경 노조 탓에 어려움 가중

기사승인 2021.06.09  17: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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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홀릭] 현실을 무시한 중앙노동위원회 판단에 재계가 강력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택배 물류 시장이 돌아가는 기본 흐름 자체를 무시한 이번 판단으로 물류 업계 전체에 큰 혼란을 겪게 되고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의 글로벌 경쟁력도 크게 떨어뜨리게 됐다.

현재 친노동계 정부의 입김 아래 택배물류 업계 전체가 영업 이익 감소라는 장애물을 만난 것이 사실이라는 것이 업계측 주장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CJ대한통운의 올 1분기 매출은 2조6926억 원으로 전년 대비 7% 늘었으나 영업이익은 481억 원으로 17.3% 감소했다. 코로나19로 택배사가 큰 수익을 올렸을 것이라는 일반의 추측과 달리 매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영업 이익인 셈이다.

이것은 다분히 택배 종업원들에 대한 처우 개선과 복지에 많은 비용이 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CJ대한통운은 그동안 저 수익 고객사 디마케팅과 해외 배송 물량 증가에 따른 글로벌 계열사 운영 정상화로 매출을 개선시켜 왔다. 디마케팅(demarketing)일한 기업들이 자사 상품에 대한 고객의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임으로써 적절한 수요를 창출하는 마케팅 기법의 일종이다.

고객들의 구매를 의도적으로 줄임으로써 적절한 수요를 창출하고, 장기적으로는 수익의 극대화를 꾀하는 마케팅전략이다. 따라서 이익이 늘어나야 하는데 오히려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재계의 분석 통에 따르면 택배 기사 처우 개선을 위해 4000명 이상의 분류인력을 현장에 추가 투입하면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비용이 그만큼 크게 발생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중노위 판단을 업계에 적용하면 택배기사 노조와 본사가 직접 상대해야 하고 중간에 고용과 운영을 맡은 대리점들은 있으나마나한 결과를 낳게 만들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여기에 직고용이나 마찬가지 노사체계라면 그만큼 더 운영경비와 복지에 투자가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모든 택배 노동자들을 전부 직계약하는 것이나 다름없어진다.

중노위가 CJ대한통운을 택배기사 '사용자'로 인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들의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는 중앙노동위원회 판정은 하청 업체인 대리점에 노무를 제공하는 특수고용직(특고)인 택배기사들에 대한 원청 택배사의 사용자 책임을 넓게 인정해 버린 것이다.

이는 현실과 큰 입장 차이를 보이는 중노위 판단이다.

업계 현실을 무시한 일방적인 편들기 될 수도

현실은 크게 다르다. 당장 택배 노동자들 입장에선 유리해지겠지만 회사 전체로 봐서는 심각한 경영상의 누수가 발생할 소지가 있다.

CJ대한통운을 비롯 대한민국의 거의 모든 택배사는 다수의 대리점과 위탁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택배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 개별 대리점은 택배기사들과 별도의 계약을 맺어 운송 업무를 위탁한다.

따라서 CJ대한통운 등 택배사들은 원청에 해당하는 택배사는 택배기사들과 직접적인 계약 관계가 없는 만큼 이들의 사용자가 아니며 단체교섭 요구에 응할 의무도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의 근무 조건을 좌우할 수 있는 실질적인 사용자라며 단체교섭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지난해 11월 이 사건의 초심 판정에서 CJ대한통운이 택배기사들의 사용자가 아니라고 봤지만, 중노위는 이를 뒤집었다.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

경영계는 이번 판정이 기업에 과도한 책임을 지우는 것이라며 반발하면서 중노위 판단에 클레임을 걸었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논평에서 "유사한 취지의 교섭 요구 폭증 등 노사관계에 미치는 부정적인 파장을 크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도 그럴 것이 이제 모든 하청계약상의 노동자들이 모두 직고용 체계로 돌아서자며 직접 노사협상을 벌일 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이런 식이 되면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개별 주택 설비업자가 고용한 도배나 칠, 인테리어 기술자들도 모두 원청 건설사와 계약하자고 달려들 것이 분명한 이치다.

이 때문에 경총은 이번 판정이 대법원의 판단 기준과 맞지 않고 과거 중노위 판정과도 어긋난다며 행정 소송 등 후속 절차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나섰다.

노동법의 확대해석, 업계 현실 “몰라도 너무 모른다”

업계에선 이번 중노위 판단이 다분히 친노동계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이라고 의심한다. 기존 판단을 뒤집어 가면서 노동자들의 권익을 대변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들은 "대법원 판례는 물론 기존 노동위원회 판정과도 배치되는 중노위 결정은 실체를 가지고 각기 경영상 독립된 사업주체인 CJ대한통운, 택배대리점간 체결한 계약을 와해시키려는 지침이 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택배산업 제도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 된다는 것이다.

택배사들은 노동계가 요구하는 분류인력 투입 및 휠소터 도입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업계가 유예기한을 요구한 것은 재원 및 시간의 부족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서다.

업계 1위인 CJ대한통운의 경우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터미널 전반에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했지만 다른 업체들의 경우 이 같은 설비 구축이 당장 쉽지 않은 상황이다.

업계의 반발은 의외로 거세다.

중노위로서는 업계가 물러서든지 타협을 시도할 것으로 보는지 모르나 업계 내부에선 부글부글 끓고 있고 이미 반발이 연합체로 나타나고 있다.

CJ대한통운ㆍ롯데ㆍ한진ㆍ로젠 등 국내 4개 택배사 대리점 연합회가 "2차 합의문 초안을 논의하는 사회적 합의기구 전체회의에 불참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연합회는 "노조의 갑작스런 집단행동으로 6개월간 논의한 사회적 합의기구 내용이 모두 수포로 돌아갈 판"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실컷 고민하고 준비해 온 사회적 합의기구의 도출 과정이 중노위 판단 한 번으로 무너져버린 것이 야속한 표정이다.

하지만 택배노조는 분류인력 투입을 요구하며 7일부터 이틀 동안 분류작업을 거부했고 오늘 9일부터는 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분류작업은 택배의 기본이다. 이것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택배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택배기사가 분류작업에서 해방되려면 택배 자동분류기와 같은 자동화 물류 시스템이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다.

CJ대한통운의 선제적 투자, 헛수고 될라

사실 CJ대한통운은 자동분류설비인 휠소터를 물류센터에 설치해 놓고 있다. 업계에선 가장 선행 투자로 택배 노동자들을 지키려고 애쓰고 있는 셈이다. 그런 노력을 중노위가 뿌리째 흔들고 있는 셈이다.

물류 자동화와 완전 자동화 소터 시스템을 적용하려면 준비작업부터 설계와 실행까지 2년 이상 걸린다는 것이 속설이다. 하드웨어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이를 돌리기 위해 백도어와 프런트에서 별도의 연합된 물류 소프트웨어가 돌아가야 하는 것이다. 당연히 공장 레이아웃도 다시 배치해야 한다. 이 때문에 최소한 수백억 원이 넘는 막대한 투자비용이 들어간다. 택배노동자 복지를 위해 이렇게까지 준비했는데 직접 노동자와 협상하라면 기가 막힐 일이다.

현재 CJ대한통운은 분류인력 4100명을 투입해 놓고 있다.

택배업계 대리점주는 이번에는 그냥 넘어갈 수 없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가 나서서 교통정리를 해 주든지 노동위원회가 재심을 해 주든지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업계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선진 대형사와 경쟁해야 하는 입장인데 안에서 자꾸 뒷다리를 거는 형국이라는 지적이다. 우물 안 개구리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노동계의 주장이 과연 되돌려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저작권자 © 테크홀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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