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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우 포스코 회장 2기, 비철강 삼각편대 앞세운다

기사승인 2021.04.02  15: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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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홀릭] 지난 3월 12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2기 임기를 시작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그룹의 미래 경영을 위한 핵심 세 기둥 사업을 활기차게 전개해 나가고 있다.

최정우 회장은 4월 1일 창립 53주년 기념 임직원 메시지에서도 이를 특히 강조했다. 이른바 ‘그린&모빌리티(Green&Mobility) 대전환’이다. 이날 최 회장은 "저탄소·친환경 전환 국면에서 포스코가 철강을 넘어 친환경 선도기업으로 발돋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마디로 그동안 주력해 왔던 철강을 넘어서 달라는 요구다. 철강 이미지를 빼도 좋으니 비철강으로 새로운 핵심 사업 기둥을 세워보자는 것이다. 이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핵심은 물론 수소와 리튬 등 소부장을 앞세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다.

그린 수소 사업을 기반으로

그린수소는 전기화학반응을 이용한 '수전해 기술'로 물을 분해해 생산되는 수소다. 이 수전해 기술을 사용하면 수소와 산소만 생산되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전혀 배출되지 않는다는 면에서 미래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다. 철강업체는 기본적으로 오염 물질이 발행하는 법이다. 이런 태생적 한계를 수소 사업으로 뛰어넘겠다는 의지다.

가장 눈에 띄는 큰 변화는 완성차 메이커들과 협업하는 수소 비즈니스 전략이다.

이미 최 회장은 현대자동차그룹과 손잡고 사업을 추진하는 수소와 함께 리튬 등 이차전지 소재 밸류체인 구축에 집중키로 한 바 있다.

포스코는 또 2050년까지 수소 500만t 생산 체제를 구축하고 ‘탄소 중립’을 달성한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포스코 협력업체들도 이 비전에 따라 모 회사의 사업 구상에 동참하기 위한 투자와 연구에 뛰어들고 있다.

포스코가 호주 철광석 생산업체 포테스큐메탈그룹(FMG)과 손잡고 그린수소 생산 프로젝트에 참여하기로 한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FMG는 세계 4위 철광석 회사다. FMG가 수소사업 부문에서 협력하기로 한 것은 경쟁력 있는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2040년 탄소중립’ 계획을 실천하겠다는 한발 앞선 계획을 실천하는데 있어 포스코처럼 안정적인 협력업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포스코는 FMG의 그린수소 생산에 필요한 태양광, 풍력 등 친환경 발전 설비에 ‘포스맥’ 등 포스코의 프리미엄 강재를 공급하게 된다.

양사의 협력은 포스코가 FMG의 철광석을 수입해 철강재를 만들고, 이 강재를 다시 수소 생산을 위한 FMG의 태양광 발전 설비에 공급해 탄소중립 시대 철강사와 원료사의 지속 가능한 협력 모델을 만들어 나갈 방침으로 이어졌다.

최정우 회장은 아직은 생산단가가 비싸지만 미래에는 꼭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그린수소를 택할 수밖에 없다는 대명제를 고려하여 추가 투자를 통해 지속적으로 '수소경제를 견인하는 그린수소 선도기업'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현재 철강 제조 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와 천연가스를 이용한 연간 7000t의 수소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2025년까지 부생수소 생산 능력을 7만t로 늘리고, 2030년까지 블루수소를 50만t까지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는 이와 함께 그린수소 생산·운송관련 핵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국내외 연구기관과 기술 협력을 진행해 2040년까지 그린수소 200만t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2050년까지 수소 500만t 생산체제를 완성할 방침이다.

한국의 약점산업 소부장을 전면에 배치

최 회장은 취임 후 지난 2년여 간 주력해 온 철강산업 밖에서 신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고 이미 상당한 결과를 얻어 내고 있다. 특히 이차전지 소재사업, 액화천연가스(LNG)사업에 투자하며 미래 가치를 키워 온 것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나간 이야기지만 최 회장의 경영 결단이 주목받는 것으로 포스코케미칼의 신설을 꼽지 않을 수 없다. 2019년 배터리 소재 사업 추진의 시너지를 내기 위해 음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켐텍과 양극재를 생산하는 포스코ESM을 합병한 결과다. 당시 우려의 시선도 있었지만 포스코케미칼은 2차 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생산하며 경쟁력을 높였고 지금은 한국 소부장 산업에서 가장 앞서 가는 소재 산업의 메카로 자리잡았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취임 2기는 이를 통해 부가가치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최 회장은 음극재와 양극재 사업 통합을 통해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하고 차세대 시장 선도형 제품을 내놓아 이를 미래 먹거리로 삼겠다는 전략을 내놓은 바 있었는데 이제 그 열매를 얻고 있다.

여기에 이차전지 소재 투자를 위해 포스코케미칼에 대한 1조원 유상증자를 결정하고 유럽에 양극재 생산라인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케미칼은 국내 배터리 3사의 생산거점인 폴란드·헝가리 등 유럽 현지에 양극재 생산라인 건설과 관련해 3000억 원 규모 투자를 계획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배터리 소재 매출액이 2019년 2190억 원에서 2020년 5391억원으로 증가해 최정우 회장의 예측이 정확하게 들어맞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기간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5.3%에서 35.1%로 크게 늘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전 세계 이차전지 수요량을 2025년에 약 275만 톤이나 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 시장에서 소재분야의 막강한 시장 점유율을 올리겠다는 욕심이다.

게다가 한국의 배터리 3사가 지속적으로 글로벌 시장 10위권 안에 포진하고 있어서 수요는 무궁무진하다. 포스코는 양·음극재 등의 이차전지 소재사업, 리튬·니켈·흑연 등의 이차전지 핵심원료 사업 확대를 통해 이차전지 소재 밸류체인 구축에 나섰고 이미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리튬, 니켈, 흑연 등 원료부터 양극재와 음극재까지 이차전지소재 일괄공급체제를 갖추고 있다는 자랑이다.

소부장 산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계획의 핵심이자 주요 수익원은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Hombre Muerto)’ 염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 염호 최종 매장량은 1,350만 톤으로 평가됐으며 전기차 3억 7,00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리튬 농도 역시 평균 921mg/L의 고농도로 확인돼 현재 전 세계 염호 중 리튬 매장량 및 농도 최고 수준이다.

ESG 지속경영

지금 재계의 화두는 모두 ESG에 쏠려 있다.

ESG 경영은 Environment (환경), Social (사회), Governance (지배구조)를 뜻하는 말이다.

이는 기업의 비재무적인 요소로서 (E)환경을 소중히 하고 (S)사회적인 책임의식을 가지고 환원 또는 윤리적인 경영을 하며 (G)기업운영에 있어서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움직이는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더 이상 제품만 잘 만들어 기업 이윤을 높이는 것으로 사회적 책무를 다했다고 할 수 없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최 회장은 이 때문에 더 변화와 혁신에 대한 갈망을 숨기지 않는다.

그는 신년사에서 철강산업은 New Mobility, 도시화, 디지털화, 탈탄소화, 탈글로벌화가 가속화되는 메가 트렌드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이제 제조업은 단순히 ‘만드는 것’을 넘어 ‘어떻게 잘 만들 것이냐?’가 생존을 결정짓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오는 2024년까지 대기오염물질 배출 35% 감축 목표를 세우고 2019년부터 3년간 약 1조800억 원의 대규모 환경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말까지 총 9700억원 가량의 투자비가 집행됐다.

포스코는 현재 포항과 광양제철소 부생가스 발전시설의 SCR(선택적 촉매환원·Selective Catalytic Reduction) 설비 확대와 노후 발전설비를 대체할 친환경 복합발전기 설치, 밀폐형 석탄 저장설비 8기 설치 등을 순차적으로 진행 중이다.

대외적 요건도 긍정적인 요소

포스코가 호주 필바라 지역에 위치한 로이힐 광산 투자로 1,500억 원의 배당금을 받게 된 것도 고무적인 사실로 알려져 있다. 로이힐홀딩스의 영업익이 뛰면서, 배당금도 덩달아 뛰자 장기적인 투자 전략의 정당성이 입증된 것이다.

이 때문에 누적 배당금 2700억 원을 수령하면서 안정적 수익성을 확보하게 된 것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고 있다.

글로벌 환경규제 강화 기조가 조선사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글로벌 선주들이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노후화한 선박을 친환경 연료 선박으로 교체하면서 신규 선박 발주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영국의 클락슨리서치가 그 좋은 증거다. 이에 따르면 올 1월과 2월 누계 발주량은 482만CGT로 지난해 동기보다 83% 증가했다. 컨테이너선 발주량이 같은 기간 1263% 증가했고, 지난해 1~2월 없었던 대형 액화천연가스(LNG)선도 올해는 2척 발주됐다. 조선의 기본은 철강이다. 포스코 수익이 늘어날 호재거리다.

이미 조선 시황 회복세와 함께 국내 ‘빅3’ 조선사의 수주 성과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 한국조선해양은 올 들어 46척, 37억 달러를 수주했고, 삼성중공업은 19척, 24억달러, 대우조선해양은 16척, 15억6000만달러의 선박을 수주했다.

지난해부터 IMO(국제해사기구)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지난해 1월부터 선박 연료에 포함된 황 함량 비중을 기존 3.5%에서 0.5%로 낮췄고 2030년까지 2008년보다 탄소배출량을 40%, 2050년까지 70% 줄이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선박에 탈황설비(스크러버)를 추가하거나 저유황유로 연료를 바꿔야 한다. 당연히 오염물질 배출량이 훨씬 적은 LNG 추진선 또는 이중 연료 추진선 발주가 이어지고 있다.

철강재 기업인 포스코의 수혜가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재계 원로들은 결국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2기 사업이 비철강 3대 사업의 긍정적 이익 창출과 철강재의 지속적인 수요 증가를 바탕으로 기대 이상의 결실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저작권자 © 테크홀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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