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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홀릭] 정부가 밀어붙이는 보편요금제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아졌다. 통신사들이 신규요금제를 제시하고 신기술을 도입하며 경쟁하고 있기 때문이다.
KT와 SK텔레콤이 2만원대로 강제한 데이터 1기가바이트(GB)와 음성 200분을 제공하는 보편요금제보다 혜택이 많은 신규요금제를 제시하고 있다. KT의 LTE베이직 요금제, SK텔레콤의 스몰요금제가 그것이다.
이들은 음성통화를 무제한으로 하고 대신에 데이터 1GB를 제공하면서 요금을 3만원대로 정해서 제시하고 있다. 그리고 단말기지원금을 포기하고 선택약정할인을 선택하면 요금은 2만원대로 떨어진다. 단말기지원보다 선택약정할인이 장기적으로 훨씬 이익이기에 선택약정할인을 선택하는 소비자들이 대부분이다. 보편요금제와 거의 차이가 없어진다. 여기에 다시 내년에 5G 상용화가 시작되면 가입자 유치를 위한 경쟁이 심화될 것으로 보이기에 요금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사실 지금까지 정부는 시장 가격에 직접 관여해서 가격 수준을 정하려는 방침이 지나쳤다. 시장 가격은 시장의 수많은 수요자와 공급자의 상호작용의 결과이고 그 모든 시장 참여자들의 무언의 약속이다. 정부가 그 시장 가격을 간섭하면 그동안 자리잡은 질서가 무너진다. 또 시장 가격은 자원의 효율적인 배분에 대한 신호이기도 하다. 그 시장 가격을 개입해서 임의로 정하면 효율적인 자원 배분의 신호체계가 교란되어 과대 공급 과소 소비 혹은 과소 공급 과대 소비가 일어난다. 그 어느 경우에도 자본이 낭비되거나 경제 주체의 만족도를 떨어뜨리게 된다. 이렇게 정부가 시장 가격에 개입해서 임의로 가격 수준을 정하는 행위는 대부분 의도와는 다른 결과, 서민을 위한다고 한 것이 서민을 힘들게 하는 결과로 나타난다.
소비 약자를 위한다는 명분을 기어이 관철해야겠다면 시장에서 형성된 가격에 경쟁이 부족한 상태에서 형성된 가격인지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경쟁이 충분했었다면 가격 개입은 의도와는 반대의 결과가 나온다. 경쟁이 부족했었다면 그 경쟁을 높이는 정책을 취하는 게 옳다. 그 때도 가격에 직접 개입하는 것보다는 공급자들이 시장에 더 많이 나오게 하는 정책을 우선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생산량을 늘리면서 가격을 떨어뜨리고 기술 혁신, 경영 혁신 등 각종 혁신을 유발하게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서 전체적으로 경제가 발전하고 소비자들의 만족도 커지며 전체적인 후생도 높아진다.
현재 이동통신 시장은 5G 주파수 경매에서 LG유플러스가 아직 조금 열위이기는 하지만 총량제한 통해 이동통신 3사에게 균등배분에 가깝게 주파수 경매가 이뤄졌다. 이동통신 3사의 힘이 보다 더 대등하게 재편되면서 경쟁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이미 신규요금제 경쟁을 통해 보편요금제와 별 차이가 없는 가격대의 요금제로 접근했고 5G경쟁을 통해서 보편요금제를 무색케 하는 수준의 가격대의 요금제가 나타날 전망이다. 정부는 보편요금제 도입을 단념하고 시장을 신뢰하고 시장의 경쟁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비자에 대한 후생은 이렇게 경쟁을 통해서 키워가는 것이 정석이다. 그렇지 않고 정부가 조급하게 시장의 가격에 개입해서 소비자 후생을 키우려고 하면 오히려 역효과, 역의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승훈 기자 leesh37@techholi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