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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KT는 말 잘 듣는 CEO 보다 일 잘 하는 CEO가 필요한 때

기사승인 2018.04.20  17:5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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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전격 사의를 표명하면서 황창규 KT 회장의 거취가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권 회장의 사퇴로 포스코는 50년 역사 중 8명의 CEO가 취임해 8명 모두가 중도 사퇴하는 흑역사를 이어갔다. 포스코는 임기가 2년이나 남은 상태에서 나온 권 회장의 사의를 개인적 사유로 설명했지만 정권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라는 시각이 합리적 호응을 얻고 있다.

이제 권 회장에 이어 지난 정권부터 CEO를 유지해 온 황창규 KT 회장이 어떤 자세를 취할 지가 초미의 관심거리가 되고 있다. 과연 황 회장도 중도 하차했던 전임 KT CEO들의 전철을 밟게 될까?

지난 2002년 민영화 이후에도 KT의 CEO 자리는 계속해서 정권의 자리만들기에 희생당하는 모양새를 보였다. 민영화 초대 CEO인 이용경 사장을 제외하면 모두 불명예 퇴진으로 물러난 것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으레 CEO가 교체됐다.

실제로 지금 황 회장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습들이 심상치 않다. 지난 17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황 회장을 소환해 20시간 넘게 강도 높은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KT가 ‘상품권 할인’으로 마련한 현금 4억3,000만여원을 지난 2014년부터 2017년 사이 전·현직 임원들을 통해 국회의원 90여명의 후원회에 불법 지급했다는 혐의를 두고 있다. 황 회장의 지시로 행해졌다고 보는 것이다.

게다가 황 회장은 고용노동부의 조사도 받고 있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의 어려움에 빠져 있다. 물론 조사 당일 황 회장은 혐의를 일체 부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 감정과 현실은 다르다

KT측은 불법 정치자금 후원과 관련해 4억3,000만원이 큰 금액으로 보이지만 3~4년간 한 명의 국회의원에게 90만원 정도를 후원한 수준이며, 이는 황 회장의 지시가 아닌 임원들이 그동안의 관행대로 진행한 것이라고 해명한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국회의원 한 명당 후원금액을 볼 때 뇌물이라 보기에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검찰과 경찰이 발본색원하겠다며 엄격하게 털어내면 걸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검찰 기소독점주의로 인해 이 모든 정황이 법적 판단을 받게 될지 정치적으로 해결될지 아무도 짐작하기 어렵다.

여기서 강조라고 싶은 점은 법 감정과 현실은 엄연히 다르다는 부분이다.

대통령이 던진 메시지는 분명해 보인다. 개별 기업 CEO에 대한 문제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CEO 자리에 도전하고 싶은 이들은 쉴 새 없이 정치권과 선을 이어 문제를 제기할 것이다.

황 회장은 앞서 제기됐던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연루된 혐의에서 벗어났다. KT가 지난 2015년 최순실 씨 실소유의 미르재단(11억원)과 K스포츠재단(7억원)에 18억원을 출연한 것을 놓고 KT 새노조와 시민단체 약탈경제반대행동이 황 회장과 당시 이사진 10명을 검찰에 고발했지만 검찰은 황 회장 등을 강압에 못 이긴 피해자로 보고 불기소 처분했다.

말 잘 듣는 CEO와 일 잘 하는 CEO

KT는 지금 5G와 신사업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신성장산업에 주력하고 있다. 막대한 자금과 전사적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CEO가 아니면 이런 일을 결정하고 주도할 수 없다.

예컨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3.5㎓ 대역 280㎒ 폭과 28㎓ 대역 2400㎒폭을 5G용 할당 대상 주파수로 정하고 오는 6월 경매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이번 5G 주파수 경매에는 최소 3.3조원, 많게는 6조원의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금 황 회장이 KT에 꼭 필요한 이유다.

문제를 정면으로 살펴보자. 과거 정부는 늘 말 잘 듣는 CEO들을 기업에 낙하산으로 보내왔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정권의 입맛에 맞는 CEO들로 이 중요한 자리를 채워나가면 안 된다는 사실이다. 정권의 몇몇 책임자들이 개별 기업의 성장과 변화를 유도할 수도, 그럴 수 있는 인물도 없다. 기업 CEO는 기업에 맡겨야 하는 것이 너무 당연한 논리다.

정부가 더 이상 개별 기업 인사에 개입하면 우리나라는 희망이 없어진다. 그들에게 법적 도덕적 규율 준수와 사회공헌을 강조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지만 마음껏 일하도록 도와주지 않으면 다음 세대로부터 비난을 받을 것이 자명하다. 그나마 이런 비난도 초경쟁사회에서 우리 기업들은 이미 뒤로 밀려난 뒤일 테니 사후약방문에 그칠 개연성이 크다.

황 회장은 반도체 성공 신화를 세계 역사에 아로새긴 인물이다. 그가 열심히 일해서 KT가 성공하고 발전하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계속 창출해내는 것이 애국이고 정부에게도 힘이 된다.

이상엽 기자 sylee@techholic.co.kr

<저작권자 © 테크홀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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