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지난 해부터 국내외 건설 경기가 불확실성을 보이고 있고 건설업계의 수주 능력이 약화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물산 건설부분은 견고한 실적과 탁월한 수주 능력으로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물산 건설 부문의 지난 한해는 시장 상황이 어려웠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겨 주위의 부러움을 샀다. 건설 경기 불황 속에서도 지난해 영업이익 1조10억원을 기록하며 선두의 자존심을 지킨 바 있다.
성장 전망은 더 좋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물산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7123억원 대비 7.4% 감소한 6598억원, 매출은 9조785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줄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중단기 실적 향상이 기대되고 있어 회사 내부에선 긍정적인 분위기가 나오고 있는 형편이다.
전년 동기(7128억원) 대비 감소한 실적이지만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오히려 선방한 것으로 간주된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조7855억원으로 이 역시 상당한 선방으로 분석된다. 특히 해외 플랜트 사업의 대형 프로젝트와 고부가 하이테크 프로젝트 공정이 대부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 때문에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럽 SMR 시장 선제적 대응 전략
그러나 루마니아와 에스토니아 등 유럽 중심으로 SMR(소형모듈원전) 사업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늘려가고 있어 실적 증대가 점쳐진다. 루마니아와 스웨덴에 이어 에스토니아와 소형모듈원전(SMR) 프로젝트 사업 협력을 체결한 것은 장기적 수익의 극대화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는 곧 유럽 SMR 시장 공략의 본격화로 풀이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4월 1일 서울 중구 서울스퀘어에 위치한 에스토니아 비즈니스 허브에서 열린 ‘에너지 미션 콘퍼런스’에서 에스토니아 민영 원전기업인 페르미 에네르기아(Fermi Energia)와 현지 SMR 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Teaming Agreement)를 체결한 바 있다.
페르미 에네르기아는 에스토니아 SMR 건설을 위해 2019년 현지 에너지 원전 전문가들로 구성해 설립된 기업으로 삼성물산은 이 협약을 통해 페르미 에네르기아가 추진하는 SMR 건설에 대한 사업 구조 수립비용과 산정 부지평가 등을 수행하는 개념설계(Pre-FEED∙Front-End Engineering Design)에서부터 기본설계(FEED)단계에 이르기까지 사업 초기단계부터 참여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 계약으로 삼성물산은 향후 이어질 EPC(설계∙조달∙시공) 최종 계약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전망이다.
국내 재건축 재개발 시장 강자로
삼성물산은 최근 재건축·재개발 사업에 다시 뛰어들어 명성을 되찾고 있다.
삼성물산의 닉네임인 ‘정비사업 강자’ 타이틀을 되찾으면서 국내 시공능력평가 1위에 올라선 것은 경쟁업체들의 부러움을 사고도 남는다. 올해 들어 쟁쟁한 국내 경쟁사들의 수주 능력이 뚝 떨어진 것과 비교하면 선두기업의 능력을 과시하고도 남을 일이다.
지난달 29일 공사비 1조310억원의 서초구 신반포4차 재건축 시공사로 최종 선정된 것은 축하받을 만한 일이다. 신반포4차 재건축은 서초구 잠원동 70번지 일대 9만2922㎡ 부지에 지하3층~지상48층 규모의 총 7개동, 1828가구와 부대 복리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약 1조310억원 규모에 달한다.
삼성물산은 신규 단지명으로 '래미안 헤리븐 반포(RAEMIAN HERIVEN BANPO)'를 제안했다.
특히 삼성물산은 최근 현대건설을 누르고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서울 핵심 지역에서 승리의 월계관을 차지하는 모습이다.
세부적인 내용을 보면 삼성물산은 올해 사업비만 약 1조6000억원에 달하는 한남4구역 재개발 시공사로 선정되며 단숨에 선두권으로 올라섰다.
이곳의 위치는 용산구 보광동 일대로, 지하 4층에서 지상 23층 51개동 총 233가구에 달한다. 사업비만 1조 5723억원이다. 특히 한남 뉴타운 내에서도 최상급 입지로 소문난 곳으로 높은 일반 분양 비율로 호평이 나 있는 사업이다.
여기에 삼성물산은 송파구 대림가락(4544억원) 사업도 수주했다.
대림가락 재건축 사업은 송파구 방이동 217번지 일대 3만5241㎡ 부지에 지하 3층~지상 35층, 9개동, 867가구 아파트와 근린생활 시설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약 4544억원 규모. 대림가락 재건축은 지하철 5호선 방이역과 맞닿아 있는 '초역세권'이며, 인근에는 방산초와 세륜중, 석촌중이 있고 방산고 창덕여고 등이 풍부한 학군을 형성하고 있다.
이밖에도 송파구 한양3차(2595억원)와 강서구 방화6구역(2416억원)까지 잇달아 품으면서 올해 목표로 제시한 5조원의 71%를 달성하며 실적 상승의 견인차가 됐다.
이렇게 삼성물산은 올해 정비사업 3조5560억원을 수주하면서 정상을 차지했다.
수익성 관리와 안전 관리도 남다른 면모
한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공사비 협상력을 발휘해 지난해 실적에 8837억원이라는 막대한 이익을 실적에 반영했다. 회사는 총계약수익(수입)이 총계약원가(지출)를 상회하도록 수익성을 관리하고 있는데 이는 계약금액을 변경한 현장에서 미래에 투입할 원가가 수익을 넘지 않도록 타진한 결과다.
삼성물산의 지난해 총계약수익(추정) 변동액은 9조1015억원이며 총계약원가 변동액은 7조9045억원이다. 공사비 변동에 따른 수익이 반영할 원가보다 1조1970억원 많아 회사의 이익을 견인하는 결과로 이어졌으며 1조1970억원의 이익 중 8837억원은 지난해 실적에 반영됐고 나머지 3133억원은 미래에 이익을 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 협상력으로 수익을 극대화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는 외부로 표나지 않은 공사비 변동 이익이 호실적의 밑거름으로 계상된 셈이다.
한편 최근 벌어진 신안산선 광명 지역 붕괴 사고는 건설 업계의 안정성 관리에 문제점을 던져준 사건이었다. 이에 삼성물산 CSO(최고안전보건책임자) 안병철 부사장은 현장을 직접 점검하고, 직원들에게 안전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자발적인 참여를 독려하면서 첫째도 둘째도 가장 중요한 것이 안전관리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오세철 대표이사는 올해 1분기에만 30회 이상의 현장을 직접 방문하면서 현장 점검을 수행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국내 수행중인 30여 개 모든 현장에서 추락 사고 위험도가 높은 작업 현장마다 사고예방 표지판 300개와 현수막 200여개를 설치해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덧붙여 사고사례 기반으로 제작한 숏폼(Short-form) 안전영상 교육을 진행하고, 근로자들에게 추락사고 예방 전용 에어백 안전 조끼를 지급해 추락 시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조치하는 등 집중적으로 추락사고 예방에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에서는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공항, 데이터센터, 메트로 등 기술 특화 상품을 중심으로 중동과 동남아 지역에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일 것으로 내다보면서 신사업 분야에서는 태양광, 수소, 소형모듈원전(SMR) 등을 기반으로 유럽, 중동, 호주 등에서 수주를 추진하고 있어 수주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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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