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진로‘ 하면 전통 소주 시장의 최강자로 불리어 온 기업으로 보수적인 이미지를 가진 듯하지만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만큼 진취적이고 공격적인 주류기업은 국내에 없다고 할 정도로 시장 개척과 다변화에 전심진력을 기울이고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무엇보다 성장세가 꾸준하고 해외 시장 개척이 활발해지면서 글로벌 진출의 꿈이 실현되고 있다. 이미 2022년 소주 단일 품목으로 수출 1억 달러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시장 개척에 성공한 하이트진로는 2017년부터 2023년까지 연평균 약 12.6%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는 등 소주의 세계 시장 리드에 앞장 서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하이트진로가 미국과 영국 등 구미시장의 활성화를 기대 이상으로 실현하면서 안정기에 들어서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에선 일본 시장을 넘어선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어 이 시장의 다변화로 글로벌 주류 시장에 확실한 도전장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법인 매출은 쑥쑥 성장하고 있다. 미국에서 K-컬처와 함께 K-푸드가 인기를 끌면서 소주 수출도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에서는 '과일 소주' 시리즈가 호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시장에서 매출이 상승한 요인은 미국 내 유통 체인 입점에 주력하며 현지 공략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LA 다저스' '뉴욕 레드불스'와 스폰서십을 맺으며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다양한 프로모션 및 홍보 활동을 펼치고 있는 것이 성장의 주요 요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회사 관계자에 따르면 하이트진로 미국법인 ‘Jinro America Inc.’의 연간 매출액은 2020년 250억원, 2021년 349억원, 2022년 491억원, 2023년 632억원으로 매년 성장했다.
하이트진로는 미국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지난 8월22일엔 뉴욕에서 '진로 어라운드 더 테이블'을 열었다. 식당에서 진로 소주와 맞는 코스 요리를 고객들에게 선보이는 이벤트로 이 같은 푸드페어링(Food Pairing)은 음식을 곁들이기 때문에 주류를 보다 친숙하게 느끼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푸드페어링은 주로 와인에 어울리는 음식을 선정할 때 사용하는 용어였으나, 다양한 종류의 술 또는 음료와 함께 먹었을 때 궁합이 좋은 음식을 일컫는 용어로 쓰이고 있다.
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총 매출도 늘어나고 있다.
2024년 9월 3분기 IFTS 연결 매출액 총액은 6,891억에 영업이익 597억원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앞서 올해 하이트진로의 상반기 매출액은 1조 286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올랐고 영업이익은 1166억 원으로 130.4% 상승했다.
영국 시장 집중 공략
한편 하이트진로는 영국 시장에 진출해 인기몰이를 하는 중이다. 회사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영국 소주 수출량은 연평균 약 75% 성장했다. 지난해도 전년 대비 약 84% 상승해 현재까지 호조를 보이는 중이다.
소주와 리큐르를 합한 수출액은 2023년도 9월 기준 연 누계 147만 달러를 넘어섰다.
여기에 최근 3개년동안 소주와 리큐르 수출액은 증가율 226%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24년 수출 유망품목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이트진로는 2022년부터 '올 포인트 이스트 페스티벌' 행사의 후원사로 참가하고 있는데 행사 개최중에 이 회사는 자사 대표 상품 참이슬과 과일 리큐르 5종을 선보인 바 있다.
한편 지난 2월부터 다수의 영국 코트스코 매장에 과일 리큐르 5종과 참이슬 판매에 나선 점도 특기할 만하다. 특히 5월에는 슈퍼마켓인 체인 모리슨 91곳에 자두에 이슬, 청포도에 이슬 등 과일소주 등을 판매하고 있는데 과일소주는 기대 이상으로 유럽인들의 기호에 맞는 주류인 것으로 분석된다.
과일소주는 영국 뿐 아니라 해외 여러 곳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의 올해 상반기 과일소주 수출액은 334억 원을 기록해 꾸준한 신장세를 보여주었다. 소주 수출액은 268억 원, 맥추 수출액은 87억 원인 데 비하면 엄청난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한편 7월에는 테스코 매장 502곳에 청포도에 이슬, 복숭아에 이슬 판매에 나섰다.
테스코는 영국에 있는 대형 유통 업체이다. 미국의 월마트와 프랑스의 까르푸와 함께 세계 최대의 소매유통업체로 소문나 있다.
하이트진로가 증류쥬 시장 1위, '해외 1호 공장' 베트남
배트남 주류시장은 24년부터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무역협의 호치민 지부에 따르면 이 성장세는 27년에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할 전망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베트남 주류 시장은 42억 9,390만 달러로 추산된다. 협회 자료에 따르면 증류주 가운데 가장 큰 증가세를 보인 곳이 하이트 진로이다. 베트남 증류주 시장에서 하이트진로는 5.7%를 차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하이트진로는 현지인 시장 공략을 위해 과일 리큐르를 중심으로 온오프라인 시장 확대와 20-30대 소비자 트렌드에 적합한 홍보 마케팅을 통해 증류주 시장을 선도해 나가고 있다.
이 때문에 하이트진로는 '소주 세계화'와 '소주 대중화'를 향한 전진기지로 베트남을 선택했다. 베트남에 '해외 1호' 공장을 지어 2030년까지 전세계 소주 수출액 5000억원을 달성하겠단 목표를 이루고 글로벌 주류 기업으로 도약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회사측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타이빈성 베트남공장 건축 설계를 마친 뒤 내년 1분기 내 첫 삽을 뜰 계획이다. 건물이 완공되는 2025년 3분기부터 생산설비가 설치되고 2026년 2분기 말 생산에 돌입한다.
공장입지로 선택한 베트남 타이빈성은 하노이와 인접해 국제공항과 항구, 해안도로 등 물류 접근성 확보에 용이하고 해외기업 투자유치를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어 진출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구체적으로 타이빈성은 △경제 특구 내 토지 사용 특혜 확대 △인프라 설비 지원 △경제특구 입성 시 토지 개발 사업 지원 △하수처리 관련 수수료 면제 △인적 자원 개발 지원 △적극적 행정 협조 등을 인센티브 정책을 제시하며 지역 경제 활성화에 힘쓰고 있다.
타이빈은 베트남 정부가 지난 2018년 경제 특구로 지정한 이후 신흥 산업도시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 약 200만 인구 중 57%가 생산 가능 연령에 있어 청년 노동력이 풍부하며 인건비도 저렴하다.
회사측은 공장 건립 초기 연간 100만 상자를 생산하는 것이 목표인데 향후 연간 500만 상자까지 생산량을 늘려갈 계획이다. 또 베트남을 수출거점으로 활용해 동남아 시장의 생산, 유통 거점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관계자에 따르면 국내에서 과일소주의 인기는 다소 시들해졌으나, 해외에서는 K-POP과 K-드라마 등 한류의 영향으로 과일소주에 대한 수요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하이트진로 주요 수출 권역인 만큼,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하게 되면 관세 등이 면제돼 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미 동남아시아 시장을 필두로 이른바 ‘K-소주‘ 성장을 주도한 하이트진로의 지난 5년간 소주부문 해외수출 실적이 4배 가까이 성장했으며 참이슬과 진로가 한국 소주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하고 있어 명실상부한 K소주 선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하이트진로 소주류의 수출실적을 환산하면 1억 658만 달러로 소주류로만 해외수출 1억 달러를 돌파했으며 해외수출에서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지난 6월 영국의 주류전문지인 '드링크인터내셔널' 자료를 인용, 참이슬이 2001년부터 23년 연속 세계 증류주 판매량 1위를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으며 올해 판매량도 대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 향후 베트남 주류 시장은 양보다 질을 중시하는 소비자 트렌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프리미엄 주류의 시장 점유율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하이트진로의 뚜렷한 신장세를 전망하고 있다.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