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홀릭] 증권업계에서는 최근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자산관리(WM)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다. 자금력과 정보가 부족한 중소형 증권사는 넘보기 어려운 부문이다. 이에 몇몇 대형 증권사들이 이미 초고액 자산가를 겨냥한 WM 투자 전략에 열심인데 사실 WM 시장은 삼성 계열사 기업 임원들을 안정적인 고객층으로 확보한 삼성증권이 '전통적인 강자'로 분류된다.
삼성증권은 패밀리오피스를 가장 먼저 도입하며 WM 선두를 차지한 상황에서 이미지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고 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20년 6월 업계 최초로 초고액자산가를 위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론칭하고 난 후 승승장구 상승세를 계속 나타내고 있다. 특히 1000억원 이상의 자산을 보유한 고객을 대상으로 패밀리오피스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고객 만족도가 대단히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증권은 특히 슈퍼리치 고객 전담 조직인 'SNI 패밀리오피스센터'를 오픈한 올해 1월 이후 5개월 만에 20가문, 자산 10조원을 추가 유치했을 정도였다. 이 100가문에는 전통부유층이 50%, 스타트업 기업 창업자 또는 종사하고 있는 신흥 부유층이 20%, 지분을 M&A한 오너가 30%를 차지하고 있다. 또 최근에는 영리치 그룹들이 참여하고 있어 투자자의 연령층도 크게 낮아진 모습이다.
한편 지난 30일 삼성증권은 업계 최초로 30억원 이상 자산가 고객이 4000명을 돌파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내 최강자로서의 위상을 대내외에 자신있게 밝히는 모습이다.
삼성증권 30억원 이상 자산가 고객은 6월 말 기준 4041명으로, 지난해 연말 대비 500여 명 증가했다. 고객당 평균 자산은 254억3000만원으로 집계돼 슈퍼리치의 면모를 안팎에 과시하고 있다.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이는 삼성증권이 3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 서비스인 'SNI'(Success & Investment)를 출범한지 14년만에 이룬 성과라고 한다. 지난 2020년 패밀리오피스 서비스 론칭 이후 고객 증가 속도가 더 가속되고 있는 것이 삼성증권 측 설명이다.
30억원 이상 자산가 고객들이 많이 보유한 해외주식 상위 5개 종목은 엔비디아,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알파벳 등 미국 우량 성장주로 글로벌 투자자들이 계속 해서 주목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이들 슈퍼리치층, 특히 30억원 이상 자산가 고객들은 국내시장을 벗어나 해외주식, 해외채권 등 해외자산 투자비중을 크게 늘려 왔다. 투자비중은 57.8%에 달한다. 이는 삼성증권 전체 투자자 평균(25.1%)보다 2.3배 많다.
이는 고액 자산가들의 위험분산을 위한 포트폴리오(portfolio) 전략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 WM 시장의 또 하나의 특징은 장기 고객이 많다는 점이다. SNI 고객들의 삼성증권에 대한 거래 충성도가 눈에 띈다. 10년이상 거래고객이 무려 80%, 20년 이상 거래고객이 62%에 달할 정도로 장기 거래 고객이 많았다. 마이 금융데이터 시기에 이런 충성도는 보기 드문 현상이다. 증권가에선 삼성증권의 이같은 장기고객 확장과 초강세는 초고액자산가들의 투자성향에 맞춘 상품과 서비스 공급 최적화 덕분이라고 꼽았다.
특히 골드만삭스, 칼라일, 해밀턴레인, 파트너스그룹 등 글로벌 탑티어급 운용사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한 다양한 금융상품들이 고객의 수요를 잘 맞춰간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한편 삼성증권은 올 들어 급증하고 있는 고액자산가 고객들의 채권투자 니즈 확대에 맞춰 특판 채권을 판매한다.
삼성증권 지점을 방문해 입금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2024년 12월 10일 만기인 국고채(21-10 세전 연 5.0%(개인고객 대상, 최고세율대상자 기준 연 7.1% 은행세전수익률, 최소 5억원 이상)를 월 300억원 한도로 8월까지 선착순 판매한다. 또 10억원 이상 입금과 함께 만기 3년 이상의 채권을 10억원 이상 매수 시 최대 500만원, 타사에 보유 중인 국내외 주식 또는 채권을 10억원이상 입고할 경우는 최대 100만원 리워드 이벤트를 올 10월까지 진행한다.
IB부문 최고 왕좌 차지, 맹위 떨쳐
증권시장의 부침이 확연해지고 있는 가운데 IB부문의 강자와 약자의 구분이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IB부문은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나아가 인수합병 수요의 증가로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특히 삼성증권은 이 부문의 전통적인 강자로 군림해 온 데다 올들어 대어로 꼽히는 몇몇 기업들의 기업공개(IPO) 주관 사단에 대부분 합류하며 상위그룹 증권사로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리스트를 보면 비바리퍼블리카가 눈에 띈다. 주관사 선정 당시 증권사들이 제시한 비바리퍼블리카의 기업가치는 7월 현재 9조 1천억 원 수준으로 점쳐지고 있어 IPO 대어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DN오토모티브는 내년 1월까지 DN솔루션즈 IPO를 마무리하기로 투자자들에게 약속한 상태이고 일정이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 IPO의 대표주관사에도 또 메가존클라우드 등 대형 IPO에도 삼성증권이 이름을 올려놓은 상태다.
국내 주식자본시장(ECM)과 부채자본시장(DCM)은 이미 경쟁이 과열돼있는데 IPO 시장이 거대해진 만큼 이 결말이 증권사의 우열을 가려내는 척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증권의 IB1부문은 올해 상반기 인수금융에서도 선두권에 오르는 등 전통IB시장에서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게다가 삼성증권이 IB2부문장이었던 이충훈 부사장을 IB1부문장으로 선임하면서 IPO 시장에 무게함을 실어주고 있다는 시장의 해석도 나온다,
이충훈 부문장은 1996년 삼성증권에 입사했다. 기업금융, 벤처지원 등 전통 IB업무를 시작으로 금융공학, 리스크관리, 부동산금융 등 IB 관련된 영업부터 지원분야까지 폭넓게 경험한 멀티플레이형 리더로 평가된다.
3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최근 이충훈 부사장을 IB1부문을 이끌 부문장으로 선임했다. 또 이 부문장이 맡고 있던 IB2 부문장에는 천정환 상무가 부문장 대행을 맡아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이충훈 신임 IB1부문장은 IB와 벤처지원 등 전통 IB 업무를 시작으로 금융공학, 리스크관리, 부동산 금융 등 IB 관련 분야를 폭넓게 경험했다.
과거 5조원 규모에 달했던 KT 민영화 작업부터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심사체계 구축까지 다양한 업무를 이끌며 좋은 성과를 거둬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ESG 명가’ 삼성증권의 명성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산업 패러다임의 변화와 각국 정부의 친환경 전략, 기후 정치 등 사회 전반으로 급속한 변화가 진행되는 가운데 최근 삼성증권은 체계화된 ESG경영 시스템을 구축하고 다양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주축은 2020년 설립된 ‘삼성증권 ESG연구소’. 이곳 연구소를 통해 투자영역과 관련한 ESG요소 등에 대한 분석을 제공하고 ‘ESG, 자본시장의 뉴노멀’, ‘성공적인 ESG채권 발행 전략’ 등의 리포트를 발간하며, 각 기업들의 경영활동에 ESG를 접목하는 방안 등 다양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또 기업들을 대상으로 ESG 경영 컨설팅도 제공하면서 이사회 산하에 ‘ESG 위원회’를 신설하며 더욱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금융계에선 “치열한 투자 전쟁 속에서 삼성증권의 경우 고객에 대한 치밀한 정보와 투자자 교육, 맞춤 고객 전략이 잘 먹혀들고 있어 시장에서 왕좌를 놓치지 않고 상승 국면을 지속적으로 나타내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