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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의 성장 DNA-전자 전장 부품 구독까지 B2B 시장 도전도 큰 성과

기사승인 2024.07.25  11:3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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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홀릭] 40대 젊은 리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그룹의 역사를 다시 써내려가고 있다. 전통적인 인화에서 벗어나 혁신과 도전을 새로운 무기로 장착했다. 2018년 취임 이래 매년 그룹 체질을 혁신적으로 바꾸면서 그룹 전체가 확 젊어졌다. 40대 회장에 걸맞은 40~50 임원들이 다수 들어섰다. 그것보다 더 새로운 것은 전그룹사에 성장과 변혁을 위한 DNA가 장착되었다는 것이다.

그룹의 고위 임원을 지냈던 한 경영 원로는 구광모 회장의 승계 이후 임직원들의 태도가 확실히 달라졌다는 점을 강조했다.

가장 달라진 점은 비효율과 체면치레 사업이 줄어들었고 명분보다 실리를 앞세운 비즈니스 체질이 그룹 전체에 확산되었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사업을 과감하게 접는 구 회장의 모습에서 당시 전 그룹사 경영자와 임원들이 긴장하는 표정이 역력했다는 후문이 나돌았다.

사내 관계자에 따르면 사석에서 전해진 이야기로는 부진한 사업 부문 경영자들에게 ‘안 하는 것인가 못하는 것인가“를 확인하라는 지시도 떨어졌다고 한다. 확인할 수 있는 소스는 없지만 이런 소문이 돌 만큼 구 회장이 전문경영인들에게 긴장감을 심어주면서 체질 변화에 대한 회장의 요구를 제대로 전달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변혁의 장점에서 주마가편 독려하는 구광모 회장

변혁의 정점에는 늘 그렇듯이 구광모 회장이 서 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취임 이후 지난 세월을 돌아보며 주마가편의 변화를 촉구했다. 구 회장은 사업의 모토와 지향점을 미래지향에 꽂았다.

올해 신년사에서 구 회장은 “미래의 고객들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생활 문화를 열어 줄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가치들이 만들어지고 쌓여갈 때 LG가 대체불가능한 Only One(온리 원)의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은 2019년부터 연초마다 발표해 온 신년사의 공통점은 고객가치 경영철학이다. 구 회장은 사업의 방향성이 의심되거나 지향점이 흔들릴 때마다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를 맞춰가야 한다는 목표를 내어놓고 있다. 올해 신년사에서도 차별적 고객가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런 가치들이 만들어지고 쌓여갈 때, LG가 대체 불가능한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말만 앞세우지 않는다. 실적으로 입증하는 실천적 경영 리더십을 보여줌으로써 마부형 리더십을 선보이고 있다. 각 그룹사의 변화는 더욱 놀랍다.

특히 핵심 계열사인 LG전자는 백색 프리미엄 가전기업으로서의 명성을 더욱 굳히는 한편, 전장 부품과 냉난방공조, 구독 경영을 새 성장동력으로 삼아 매출을 급신장시키고 수익도 크게 내고 있다. 특히 B2C에 매달려왔던 매출을 B2B로 상당히 이동시켰다. B2B 비중이 늘어나면서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한편 주력 생활가전 사업에서도 기존 패러다임을 확 바꾼 '구독' 서비스를 새로운 수익모델로 견인하고 있다.

LG전자는 구광모 회장이 취임하던 첫해인 2018년 매출 61조3417억 원에서 지난해 매출 84조2278억 원으로 약 23조 원 증가하면서 경쟁 전자기업들을 따돌리며 독주했다.

가전시장에서의 영향력도 여전하고 전장 사업의 성장성도 놀랍다. 하지만 현재와 미래 사업의 전망을 보면 기업 체질이 B2B 성격으로 이동하는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LG전자의 놀라운 중심 이동-B2B 시장을 열어라

증권가 애널리스트들은 대체로 LG전자가 가전 프리미엄 사업을 무게중심에 두고 있지만 B2B 시장으로 약진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상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LG전자는 사업의 무게 중심이 B2C에서 B2B로 이동하며 현재 변곡점에 놓여있다”며 “전체 매출에서 B2B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26%에서 2023년 35%로 꾸준히 증가했다”고 평했다. 그는 이어 “LG전자는 B2B 기업으로 거듭, 새로워질 LG전자 버전(ver)2.0을 기대해도 좋다”고 덧붙였다. LG전자의 전장 사업은 전형적인 B2B 모델이다. 이 사업은 2022년 연간 영업이익 첫 흑자를 기록한 이래 지난해에는 연 매출 10조 원, 영업이익 1334억 원을 기록했다.

LG전자의 VS 사업부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제품, 전기자동차용 구동부품, 자율주행 부품 및 자동차 램프를 생산‧판매하는 부문이다. 차량 바디를 제외하고는 못 만드는 것이 없다는 LG전장 사업이다. 이로써 완성차 기업과 B2B 사업을 이어가는 성장사업 품목으로 잡리잡았다. 2013년 VC사업본부로 출발한 전장 사업은 자회사와 합작 법인, 지속적인 고객사 확보 등을 통해 현재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파워트레인 △차량용 조명 시스템 사업을 3대 축을 중심으로 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VS사업부가 2분기 실적에서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액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2%씩 성장할 것이라고 추정하며 흑자 전환을 예고했다. 최준원 신영증권 연구원은 “100조 원 규모의 견조한 수주잔고로 안정적 매출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으로 수년간은 끄덕없다는 말이다.

역시 B2B 사업의 성격이 강한 LG이노텍도 올 2분기 시장 전망치를 넘어선 호실적을 기록했다. 주요 매출처인 광학솔루션 부문이 분기 기준 최대 매출을 올렸는데,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신제품 판매 호조로 실적이 기대 이상이었다. 애플의 선전은 곧 이노텍의 선전이다.

LG이노텍은 2분기 매출 4조5553억원, 영업이익 1517억원을 기록했다고 24일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6%, 영업이익은 726.2% 증가해 분기 내내 기복없는 놀라운 성장세를 보여주었다.

올해 화학과 2차전지는 내내 어려웠다. 하지만 이는 환경적 요인이 강한 것으로 석유 화학은 저점을 지난 시기로 앞으로 성장할 일만 남았다는 평가이고 2차 전지도 어차피 전기차 시장 성장의 흐름을 막을 방법도 없어 기술력을 갖춘 앞으로 LG에너지솔루션의 질주가 예상된다.

구독 서비스 시장에 강력한 도전

LG전자는 이처럼 전장 부품과 냉난방공조를 새 성장동력으로 삼아 B2B 비중을 늘리고 있다.

2011년 LS엠트론의 공조사업부를 인수한 냉난방공조 사업의 성장은 눈부시다. 지난해에 전년 대비 30% 가까이 성장했고, 같은 기간 해외 매출 증가율은 40%에 달해 글로벌 시장성을 입증했다. 냉난방 공조는 이상 기온과 맞물려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LG전자는 이 분야에선 선구자였던 미국의 기술력을 앞지르고 있다. 또 2030년 글로벌 톱티어 종합 공조업체 도약을 목표로 글로벌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이를 위해 미국, 인도 등 세계 43개 국가와 62개 지역에서 다양한 공조 제품 설치와 유지관리 교육을 진행하는 '글로벌 냉난방공조(HVAC)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에만 3만7000명이 교육을 이수할 예정이다. 하드웨어만 파는 것이 아니라 유지보수까지 책임지는 사업이다.

한편 주력인 생활가전 사업에서도 '구독' 서비스를 새로운 수익모델로 삼아 실적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인구가 줄고 있는 상황이고 인건비는 크게 상승하고 있으며 소비자가 가사노동과 구매 부담을 모두 낮추기를 원한다는 것을 파악하고 3~6년 사이 계약기간을 정해 월 제품 사용료를 내면서 정기 세척, 성능 점검 등 전문가의 관리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을 설계한 것이다.

올해 1분기 구독 사업은 매출 3456억 원을 올리면서 연간 1조 원을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4월 LG전자 베스트샵에서 대형 가전을 구매한 고객 중 약 34.5%가 구독 방식을 선택했다. 기대 이상의 선전이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 기업포털자료를 보면 LG그룹의 매출액은 2019년 138조 1508억원에서 2023년 189조 9796억원으로 약 37.5% 상승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4조 6341억에서 6조 6683억원으로 43.9% 상승했다. 영업이익이 거의 절반이나 늘어난 것은 불확실한 대내외 경제 상황 속에서 발군의 실적으로 평가된다.

덩달아 투자자들의 매수 손길도 뜨겁다. LG그룹의 시가총액은 구 회장 취임 당시인 2018년 6월 88조원에서 올해 6월 157조원으로 78.4%정도 올랐다.

증권가에선 이런 주요 계열사들의 변화는 곧 구광모 회장의 뉴LG의 정착이라고 보고 있다. 취임 6년 구 회장의 도전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고 업계의 관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구광모 ㈜LG 회장이 6월 17일(현지시간)부터 나흘 동안 미국 테네시와 실리콘밸리를 방문해 북미 현지 사업 전략을 점검하고, 미래준비 현황을 살폈다.(사진=LG)

이상엽 기자 thtower1@techholic.co.kr

<저작권자 © 테크홀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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