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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경영권 공방, 한 치 앞을 못보는 전개 상황

기사승인 2020.03.06  15:2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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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 현 조원태 회장의 확실한 수성과 반조원태 측 흔들기 개입하나

[테크홀릭] 6일 하루 동안에 대한항공 경영권 다툼이 치열하게 전개됐다. 그만큼 대한항공 경영권 공방이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만큼 치열해졌음을 드러낸 것이다. 일단 현 조원태 회장측이 지분 싸움이나 임직원, 노조, 명분 등에서 확실하게 수성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흔들려는 반 조원태 측의 도전이 가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6일 국민연금이 한 수를 보탰다. 당초 국민연금이 위탁운용사에 위임하기로 한 한진칼과 지투알에 대한 보유주식 의결권을 회수해 직접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위원장 오용석)는 6일 제5차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한 것.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는 자본시장법령에 따른 국민연금의 주식보유목적 상 현재 한진칼이 경영 참여로, 지투알이 일반투자로 공시된 점을 고려해 위탁운용사에 위임된 의결권을 회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은 추후 한진칼과 지투알의 주주총회 안건에 대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의안 분석 등 수탁자책임 활동 지침에 따른 절차를 거쳐 주총안건에 대한 찬반 등 의결권 행사 방향을 정할 예정이다.
국민연금은 위탁운용사를 통해 한진칼 지분을 2.9%가량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는 정말 국민연금의 손에 달렸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국민연금은 한진가(家) 장남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진영의 경영권 분쟁에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한진칼 주주총회는 조 전 부사장을 제외한 총수 일가와 조 전 부사장이 결성한 '반 조원태 연합군'의 싸움으로 전개되는데, 33.45% 대 32.06%로 조 회장이 누나인 조 전 부사장 측의 지분을 1.39%포인트 차로 근소하게 앞선다.
과연 국민연금의 경영권 참여가 실제로 어떤 식으로 나타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대한항공은 주총에서 정관 손볼 작정

한편 6일 오전 대한항공은 작년 고(故) 조양호 회장의 발목을 잡은 '3분의 2룰' 정관을 손보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내년 3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대한항공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상법상 모든 기업의 의결 사항은 정관에 의해 결정한다. 따라서 정관을 철저하게 준비해 두지 않으면 경영권에 문제가 생길 소지가 커진다.

작년 조양호 회장은 주총에 상정된 사내이사 선임 의안 표결에서 찬성 64.09%, 반대 35.91%로 사내이사 자격을 상실했는데 절반을 넘었지만, 지분 2.6%가 부족해 주주들의 손에 밀려난 사상 첫 대기업 총수가 되고 말았다.
당시 재계는 이런 식이라면 누가 창업하고 경영권을 지킬 수 있겠느냐고 강한 우려를 표명한 바 있었다.

6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 4일 열린 이사회에서 오는 27일 정기 주주총회에 이사 선임 방식을 변경하는 안을 상정하기로 결의했다.
대한항공 경영권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사 표시다. 현재 정관에서는 이사 선임과 해임을 특별결의사항으로 규정하고 있다. 특별결의사항이 문제의 핵심이다. 특별결의사항은 주총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받아야 한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1999년 정관 변경을 통해 이사 선임·해임안을 일반결의사항에서 특별결의사항으로 바꿨다. 이 때는 1997∼1998년 외환위기 당시였기에 국내기업 주가가 폭락하고 자본시장이 개방되면서 해외자본의 적대적 인수합병(M&A) 시도가 성행하자 경영권 방어를 위해 이처럼 정관을 변경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다시 부메랑이 되어 경영권 방어가 힘들어지게 된 것이다.

이렇게 경영권 강화를 위해 취했던 조치가 조양호 회장의 발목을 잡은 충격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대한항공 측은 이번 주총에서 아예 정관을 변경해 내년 조원태 회장의 연임을 사수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보다 적극적인 경영권 사수에 대한 의지를 보인 것이다.

반 조원태 측, 이미지 싸움으로 끌고 가려

한편, 반 조원태 측은 여론과 이미지 전쟁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진그룹 경영권 다툼에서 '3자 연합'에 참여하고 있는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가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자신들에게 의결권을 위임해달라고 주주들에게 공개적으로 요청한 것이 그 증거다.

KCGI는 6일 '의결권 대리 행사의 권유를 하는 취지'를 포함한 참고서류를 공시하면서 "주주 연합(3자 연합)이 제안한 정관 변경안은 전자 투표 도입, 이사 자격 기준과 의무 강화, 이사회 독립성 및 권한 강화 등 회사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내용을 담았다"며 "이 의안에 찬성 의견으로 의결권을 위임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주총에서 더 많은 의결권을 갖고 싶은 바람을 이런 식으로 드러낸 것이다.

KCGI는 조원태 회장에 대해 "사익 편취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 조사를 받은 전력이 있고 인하대 부정 입학 혐의가 있으며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며 "조원태 대표이사를 필두로 한 한진칼 경영진은 부정과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 경영진의 나쁜 이미지를 노출시키려는 전략이다.

이 주장에 따르면 경영진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자 가운데 한진해운의 전직 사외이사가 포함돼 있어 현 경영진의 실패를 제대로 지적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를 드러내고 있다. 방만한 경영과 부정, 비리에 대한 견제와 감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따라서 회사 측의 의안들에 반대 의견으로 의결권을 위임해달라고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KCGI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과 함께 3자 연합을 구성해 한진그룹 경영 정상화 등을 요구하며 조 회장과 대립하고 있다.

그러나 재계에선 창업주가 경영권을 지키려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조치가 아니냐며 이런 싸움이 계속되면 결국 주주 가치가 떨어지고 기업 이미지만 나빠지며 경영권 불안으로 기업의 힘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사진=한진그룹)

이상엽 기자 sylee@techholic.co.kr

<저작권자 © 테크홀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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