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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하나은행장 'DLF' 징계 확정, 금감원 책임은 없나?

기사승인 2020.02.04  14: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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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유감독관리 기능 제대로 살렸으면 사전에 막았을 수도

[테크홀릭] 대규모 원금 손실을 부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 DLF 사태와 관련해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과 당시 하나은행장이었던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에 대한 문책경고가 확정됐다.

금융감독원은 3일 윤석헌 원장이 두 사람에 대한 중징계를 결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손 회장과 함 부회장은 임원 연임은 물론, 3년간 금융권 취업이 제한되어 금융권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손 회장이 연임되지 않으면서 여러 가지 경우의 수가 등장한 것으로 보이는데 지주측 대응이 어떻게 나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벌써부터 정권 실세 이름이 등장하는 등 잡음이 일고 있다.

일부 금융권에서는 외부적으로는 소비자보호를 명분으로 한 은행장 중징계로 보이지만 사실상 금융감독원의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한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후임 회장 이야기가 물밑에서 나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그렇게 되어버리면 중징계를 결정한 금감원이 정치권에 휘둘렸다는 비판을 받게 되고 후일 일어날 모든 결정에 비판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어쨌든 이들을 관리 감독한 감독 기관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DLS 즉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이라는 상품이 발매되면서 인기를 모으고 많은 투자자가 몰릴 때 세밀히 살폈다면 금융사들이 경쟁적으로 팔아치우고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은행 권유로 이 상품에 투자한 투자자들이 적게는 수천만 원, 많게는 1억 원이상을 날린 경우도 있는 모양이다.

결국 문제는 불완전상품이라는 판매구조다. 은행 증권 보험 등 금융사가 금융상품을 팔면서 상품 구조의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고 파는 것이 불완전판매다. 따라서 어디서 문제가 생길지 예측하기 어렵다. 이 때문에 이 상품은 소비자에게 큰 손해를 입힐 수 있어 금융당국이 예의주시하며 관리한다.

그러나 사실 2008년 수출 중소기업의 줄도산을 유발한 키코사태와 2014년 수 만명의 개인투자자들이 1조원 넘게 손해를 입은 동양그룹 기업어음 사건에 이어 이번에 또 DLS 파문이 터지자 투자자들은 정작 당사자인 금융사에 대한 항의를 넘어 금감원에 대해 강력하게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물론 이 문제는 금융사의 실적 지상주의와 소비자의 금융 지식 부족이 낳은 실패작이다. 금감원의 직접적인 책임은 없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이를 감독할 금감원이 제대로 일을 하고 있었나 하는 점을 지적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언론에서 이 문제를 꾸준히 제기하고 우려해 왔음에도 결국 문제는 터지고 말았다.

금융감독 기능 제대로 해야 금융이 산다

한편 금융권의 감독을 맡고 있는 금융위와 금감원의 불협화음에 문제의 원인이 있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그것은 변명이다. 어느 한 기관이라도 제대로 살폈으면 이런 사태는 빚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금감원의 감독 기능에 대한 비판이 강하게 떠오르고 있다.

원래 금감원의 금융감독을 크게 구분하면 시스템 감독, 건전성 감독 그리고 영업행위 감독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시스템 감독은 경제 전반에 걸친 금융혼란에 대비하여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건전성 및 영업행위 감독보다 큰 개념이다.

건전성 감독은 개별 금융회사의 재무제표의 건전성, 자본적정성 및 각종 건전성 지표를 통해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감독하는 것이고, ‘영업행위 감독’은 금융회사가 소비자들과의 거래에서 공시(公示), 정직, 성실 및 공정한 영업관행을 유지하고 있는지 감독하는 것으로 소비자 보호 측면에 중점을 둔 것이다.

여기에서 금감원의 금융사 ‘영업행위 감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오늘의 DLS 사태를 낳았다는 지적이다.

물론 상급에 국내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분야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금융위도 있지만 주로 정책을 결정하는 곳이라 사실상 금감원이 최종적인 책임을 져야 마땅하다.

최근 금융가에는 원금 손실 논란을 빚은 DLS(파생결합증권) 판매 은행 최고 책임자 징계를 두고 금융위 일각에서 금감원과 배치되는 주장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감원이 은행장 징계를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주장부터 이번 은행장 징계는 자본시장법 위반이므로 금융위가 최종 의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두 기관이 불협화음을 내는 모양새다.

시중에는 금감원 윤 원장이 이번 DLS 징계를 놓고 은행장 징계를 결정하면서 사실상 금융위를 제치는 패싱을 시도한 것이라는 지적이 흘러나오고 있다.

전관예우 아직도 통하나

한편 금감원 출신 퇴직자가 금융회사로 재취업한다는 소문도 끝없이 흘러나온다.

이 문제는 최근 외부로는 비판이 많아 줄어든 것처럼 보이지만 물밑에서 작업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예단할 수 없는 문제들이다. 금융 소비자들은 안 그래도 지난 해초 주요 언론들에 보도된 ‘민간 금융회사가 금융감독원 출신 임원을 영입한 경우 감독당국의 제재를 받을 확률이 눈에 띄게 감소한다’는 분석을 기억하고 있다.

당시 이기영·황순주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이 발표한 ‘금융당국 출신 인사의 금융회사 재취업에 따른 경제적 효과’ 보고서는 이렇게 지적했다.

“금감원 출신 임원이 있는 민간 금융회사가 금감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을 확률은, 그렇지 않은 회사에 견줘 약 16.4% 낮았다. 이같은 효과는 임원 취임 이후 3개월까지 유지됐다. 분석은 2011~2017년 민간 금융회사 임원으로 취임한 이들 가운데 공직 경험이 있었던 이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금융위원회,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출신 임원을 영입했을 경우 이같은 제재 감소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바로 전관예우 때문이었다. 금감원이 자기 식솔들을 챙기면서 오히려 감독 기능이 약화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비판을 받아 온 것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금감원은 공식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지적하는 것일 수도 있다.

사태가 여기에 이르자 우리은행 노조까지 들고 나와 중징계를 반대하고 나섰다. 웬만 하면 노조는 경영진과 반대편에 서는 것이 관례인데 우리은행 노조가 “지배구조에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며 CEO 제재를 반대한 이유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영업정지라는 강경제재로 금융회사에 경종을 울렸음에도 CEO까지 제재한 것에 대해 각양각색의 추측이 나돌고 있다.

금감원은 결국 차기 회장이 하마평에 오르내리면 이번 중징계에 대한 비판을 받을 수도 있게 됐다. 재계는 대체로 이번 중징계에 대하여 불만 섞인 목소리를 내는 듯하다.

재계 원로들은 상호견제와 합리적 제도 보완만이 이런 사태를 막게 한다면서 금감원의 감독관리 기능이 속히 회복되기를 바라고 있다.

이상엽 기자 sylee@techholic.co.kr

<저작권자 © 테크홀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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