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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현안 논의 실종된 한국경제, "경제가 버려진 자식인가?" 재계의 쓴소리 경청할 때

기사승인 2019.09.20  19:3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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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홀릭] 지난 18일,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린 '전국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에서 8만 상공인을 대표하는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최악의 경제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쟁에만 몰두하고 있는 국회와 문재인 정부를 향해 작심하고 쓴소리를 뱉었다.

박 회장은 "주요국의 무역분쟁과 일본의 수출규제, 사우디 유전 공격에 따른 유가 변동성 등 대외 리스크가 산적한 상태"라고 전제하면서 "내부적으로는 기업들의 단기적인 비용 상승(최저 임금과 주 52시간 근로제 등)으로 경쟁력이 약화하고 있음에도 경제해법에 대한 논의는 실종상태"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회장은 "경제가 버려지고 잊혀진 자식이 되면 기업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며 기업활동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국민들의 살림살이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박 회장은 "참담하다"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당면한 민생·경제 현안들은 아랑곳 하지않고 '조국 블랙홀'을 만든 청와대나 ‘삭발 릴레이’를 이어가는 야당과 문재인 정권 비호에 몰입하고 있는 여당, 모두에게 글로벌 비즈니스 전장에서 총성 없는 전쟁을 펼치고 있는 기업인들은 안타까움을 넘어 참담함이 들 수도 있다.

박 회장은 실제 정부 주도의 경제성장에 대해서도 "그나마 재정의 역할로 경제 하방을 방어했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민간 기여율이 낮으면 지속 가능성에 문제가 생긴다"고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2분기 한국 경제 성장률 잠정치가 2%인데 정부의 기여율이 1.8%포인트를 차지한 반면 민간의 성장 기여율은 0.2%포인트에 불과했다. 민간의 성장동력이 가라앉은 셈이다.

박 회장은 그동안 반도체 산업의 호황으로 이룬 재정적 여유는 지금과 같은 추세로 간다면 더 이상 경제침체시에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실제 국내 상장사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7% 감소했고 업화 악화로 직격탄을 맞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하더라도 14%나 줄었다.

박 회장은 "기업은 역성장하는 등 수익성이 빠른 속도로 나빠지고 있고 최근 고용 지표는 개선되고 있지만, 60세 이상이 많고 제조업과 금융업 일자리는 감소하고 있다"며 "국회 파행에는 합당한 이유가 있겠지만, 20대 국회 들어와서 제대로 열린 적이 없다. 입법을 다루는 국회가 역할을 못한 지 굉장히 오래됐다"고 일갈했다.

또 박 회장은 해외 선진국과 열강들의 힘겨루기는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크게 없는 상황이지만 내부적인 요인들은 스스로 해결해 나가도록 서로 도와야 살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국회의 조속한 정상화와 규제 철폐를 요구하며 정치가 제대로 된 경제보호장치를 해 주지 못하는 국회 시스템 문제도 신랄하게 꼬집었다. 특히 규제철폐 문제는 가장 심각하다고도 했다.

이와 함께 박 회장은 "자유로운 시장경제의 힘을 복원하기 위해 기업 관련 '플랫폼'을 개혁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시장 쟁탈로 치열한 각축전이 되어 가는 글로벌 환경 속에서 우리 기업들이 구시대적 법과 제도로 인해 손발이 묶여 옴짝달싹 못하고 있는 것을 안타까워  했다.

현재 한국경제의 투자설비 후퇴는 심각한 수준이다. 설비투자는 기본 부품과 자재를 구입하고 노동자 임금을 지급하게 하면서 경제의 유효수요를 증가시킨다. 공장이나 기계설비가 들어서면 자본 스톡(stock)의 부가가치가 올라가고 기업의 생산력을 상승시킨다. 설비투자는 수요를 만들어내는 면과 생산력을 증가시키기에 설비투자 지표는 곧 중단기 한국경제의 성장과 후퇴 가능성을 알려주는 중요한 지표가 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15일 '최근 글로벌 경기 동향 및 주요 경제 이슈' 보고서에서 IMF가 올해 7월에 발표한 2019년 및 2020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올해 4월에 발표한 기존 전망치보다 0.1%p 하향 조정된 3.2%(2019년) 및 3.5%(2020년)이라고 밝히면서 미국 중국 일본 유럽 시장이 경기하강이나 둔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은행도 올해 경제 성장세가 매우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부진한 것이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을 -5.5%로 내다봤다. 정보기술(IT) 부문 업황이 부진한데다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졌고 건설투자 증가율도 -3.3%로 전망했다.

미-중 무역분쟁, 중국의 성장률 하락에 따라 수출도 부진하다. 한은은 올해 상품수출(물량 기준)이 0.6%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제 정부와 국회는 재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이상엽 기자 sylee@techholic.co.kr

<저작권자 © 테크홀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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