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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위원장, 반기업 정서 부추기지 말아야

기사승인 2018.07.05  16: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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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의 재벌 개혁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재계에서 봇물처럼 흘러나오고 있다. 말인즉슨 재벌 개혁이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개혁의 명분을 앞세운 재벌 때리기라는 볼멘소리다.

이런 불만은 공정위가 열흘 사이에 대기업을 겨냥한 실태조사 3건을 연달아 발표하면서 더욱 확산되고 있다. 공정위는 여기에 더해 지난 3일 대기업 지주회사들이 법 취지와 달리 오너 일가의 부를 늘리는데 이용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이러한 비판은 김 위원장이 3번째로 내린 재벌개혁 관련 조치다.

또한 공정위는 이번에 삼성의 단체 급식 계열사인 웰스토리와 삼우종합건축사무소, 삼성물산, 삼성전자, 삼성중공업 등에 대해 ‘계열사 간 내부 거래’ 혐의가 있다며 해당 계열사에 조사관 30여명을 보내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는 소식이 흘러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는 공정위의 월권으로 볼 수밖에 없는 조치가 상당수 포함돼 있어 단순히 대기업에 대한 적개심으로 칼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예를 들어 삼성웰스토리와 삼우종합건축사무소는 총수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이들은 삼성물산의 100% 자회사다. 이런 경우 일감몰아주기는 사익편취에 해당하지 않는다. 100% 자회사에게는 일감몰아주기를 해도 그 누구에게 피해가 없고 시장의 공정경쟁 질서를 해치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김 위원장은 100% 자회사에 대한 일감몰아주기까지도 규제하겠다고 나서고 있다. 계열사간의 거래 일체를 사익편취로 비약시켜 보고 있는 분위기다.

물론 대기업측 주장에도 문제가 없지는 않다. 공정위는 지난 3일 ‘지주회사의 수익구조 및 출자현황 분석결과’를 통해 지난해 LG, SK, 한진칼 등 18개 대기업 지주회사들이 소속회사와의 내부거래로 총 2조4,00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또 이 수치가 지주회사 전체 매출액의 55.4%에 달하는 규모라면서 부동산 거래나 브랜드 사용 로열티, 경영컨설팅 수수료 지급 등의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여기서 대기업들은 정부의 조치를 따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지주회사 설립을 추진했고 투명한 경영을 해왔다면서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데 왜 자꾸 건드리느냐며 항변을 한다.

그러나 지주회사의 경영이라는 것도 구체적으로 따져봐야 한다. 선진국에서 지주회사가 자회사에 일감몰아주기를 해도 아무런 비난을 받지 않는 이유는 선진국의 지주회사는 자회사의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100% 자회사와의 내부 거래는 기업 경영전략의 일환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누구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지주회사는 그렇지 않다. 자회사 지분 100%를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지주회사 체제를 가져갈 수 있다. 이럴 때는 일감몰아주기를 구체적으로 조사해서 사익편취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단순히 내부 거래가 ‘정상적인 시장가격’에 근거하고 있다는 이유로 비리나 규제에서 곧바로 자유로워지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최근 김 위원장의 대기업에 대한 반감(?)을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사안은 대기업 소유 공익법인에 대한 비난이다.

재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1일 “대기업 공익법인이 계열사 주식을 기부 받아 세금 혜택을 받고, 이후 의결권을 행사해 총수 일가의 지배력 유지·강화 하고 있다”며 대기업 공익법인을 규제할 것을 예고했다.

일부 대기업 공익법인이 총수 일가의 지배력 확대와 경영권 승계, 부당한 내부 거래에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생각이다.

현행법은 공익법인이 특정 기업 총 주식의 5%까지 보유하는 것을 ‘기부’로 보고 상속세나 증여세 등 세금을 면제해주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 같은 ‘비과세 혜택’이 총수 일가의 지배력 강화에 악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계열사 주식이 공익법인에 기부되면 세금이 면제되고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이것이 총수의 지배력 유지를 강화시킨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이 이렇게 현행법에 따라 공익법인을 운영하는 것까지 부당한 내부거래로 보는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이 많다. 무분별한 대기업 규제는 결국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반기업정서를 확산시킨다. 그렇게 해서 우리나라 국민들이 득을 볼 것은 없을 것이다.

지난달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김 위원장의 발언으로 삼성SDS 주가가 폭락한 적도 있었다. 이와 관련 김 위원장은 한국산업조직학회와 고려대 ICR 센터가 공동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 기조강연을 통해 “분명 비상장 계열사라고 했는데 어느 상장회사(삼성SDS) 주가가 폭락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는 분들이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삼성SDS 주가가 14%나 급감하고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되며 많은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은 데 대한 속시원한 사과는 없었다. 일부 주주들이 이 문제를 들어 청와대에 김 위원장의 해임을 청원하기도 했을 정도였음에도 말이다.

기업은 고용을 보장하고 국민경제를 이끌어가는 주체다. 보호받아야 할 충분한 가치가 있는 이익집단이다. 그들이 돈을 벌어야 이익이 골고루 나눠진다. 공정위는 이 이익배분이 골고루 나눠지는지를 감시·관리하면 된다.

공정위는 국민과 국가경제력 향상이 최우선 과제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김 위원장이 어떤 생각을 가졌든 국민과 국가경제에 도움이 된다면 비판은 수그러들 것이다. 그러지 않고 개인적인 소신과 의지가 우선된다면 그것은 후일 큰 문제점을 낳게 만들 것이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이 시점에서 공정위와 김 위원장이 우선시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돌아볼 때다.

이상엽 기자 sylee@techholic.co.kr

<저작권자 © 테크홀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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