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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구본무 회장, 재계의 큰 별로 남다

기사승인 2018.05.24  15: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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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작고하고 장례를 치르는 과정에서 LG그룹이 우리나라 재벌 역사에 새로운 지표를 세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 게이트 이후 재벌이 대한 이미지가 크게 추락하고 재벌 총수들에 대한 적대감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 고 구몬부 회장의 장례가 검소했던 구 전 회장의 유언과 성격대로 가족장에다 지극히 조촐한 장례식으로 치러져 한국 재벌가의 새로운 롤모델을 만들었다는 호평을 얻은 것이다.

구본무 회장은 정도경영과 혁신경영의 선도주자라는 평을 받아 온 인물이다. 부친인 구자경 회장의 영향을 받아 재벌 총수임에도 검소한 삶을 이어왔고 재벌의 이름을 부끄럽지 않게 승계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지난해 국회 청문회에 나와서도 변명이나 불평으로 일관하던 다른 재벌들과 달리 “국회가 기업과 정부 사이에 불공정한 거래가 없도록 막아 줘야한다”는 취지의 소신 발언으로 국민들로부터 신선한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장자 승계와 사업 분리에도 잡음 없는 전통 세워

LG그룹은 지난 1995년 3세대 경영자 승계에서 구자경 회장이 생존 중임에도 아들인 고 구본무 회장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는 파격적 행보를 보였다. 당시 주목할 만한 점은 구본무 회장이 장자 승계를 받는 동시에 구자경 회장의 동생들이 동반 퇴진하는 새로운 전통을 세웠다는 부분이다.

재벌의 이전투구식 형제간, 친인척간 재산싸움을 지겹도록 보아 온 국민들에게 이는 그야말로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LG그룹은 지주회사 설립과 그룹사 분리라는 격변을 겪으면서도 왜 불협화음이 나지 않았을까. 이 점에 대해서는 재계 내부에서조차 놀라움을 표명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LG그룹 내 관계자는 총수 스스로 질서를 세워나가는데 있어 사소한 욕심을 버린 데서 그 배경이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LG그룹의 총수들은 한결같이 ‘정권과의 거리 두기’라는 원칙을 지켜왔다. 신군부 정권에서 ‘불가근불가원’의 원칙을 지킨 이래 어떤 정권에서든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까이도 하지 않는 거리두기 원칙을 고수한 것. 이렇게 특정 정권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서 정권 교체 후 닥치곤 했던 정치 보복이나 외압을 거의 피해갈 수 있었다.

고 구본무 회장의 업적을 여러 가지 말할 수 있겠지만 가장 돋보이는 것은 역시 국내 최초의 지주회사 전환이라는 기록을 세웠다는 점이다.

외환위기 이후 지주회사 금지가 풀리자 LG는 지난 2003년 국내 최초로 지주회사를 설립해 지배구조 투명화를 실현했다. 동시에 LG, GS, LS, LIG 등으로 기업분할도 이뤄냈다.

이 과정에서 주식교환에 의한 공개매수라는 방법을 활용해 자회사에 대한 보유 지분을 높이고, 이를 통해 경영권을 강화해 공개적이고 합법적인 지주회사 설립의 모델을 선보였다. 이후 국내 그룹사들이 LG그룹의 방식을 참고하고 있음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복잡한 순환출자가 해소되고, 기업구조가 ‘지주회사-자회사-손자회사’의 피라미드 형태로 재편돼 지배구조의 단순화가 가능해진다.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막는 효과도 발휘된다.

이밖에 순환출자 구조에서는 복잡한 지배관계의 연결고리 때문에 부실기업이 있어도 사업을 정리하기가 어렵지만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하면 모회사가 자회사 지분을 소유하는 간결한 지배구조 덕분에 부실사업 정리와 경영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을 미처 대비하지 못한 다른 재벌가들이 지금에 와서 혼란스런 모습을 보이는 것과는 무척 대조적이다.

정도경영과 기술 혁신으로 위기 극복

주지하다시피 고 구본무 회장의 경영 방침은 한 마디로 정도경영이다. 바른 길이 아니면 가지 말자는 것이다.

또한 조용하지만 치밀한 성격의 고 구본무 회장은 그룹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무엇보다 기술 혁신을 강조하면서 ‘1등 LG’를 지향해 왔다. 자동차 전장사업과 에너지사업 등에서 글로벌 성장동력을 확보한 것도 구본무식 경영 스타일에 힘입은 바 크다.

고 구본무 회장이 그토록 애정을 가졌던 반도체 사업을 정부로부터 강제로 정리당한 후에조차 LG그룹은 확실한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선두 기술 확보에 최선을 다해왔다. 그리고 융복합 연구개발(R&D) 메카를 표방하고 있는 마곡 LG사이언스파크 등 결과물들이 하나 둘 나타나면서 그룹의 성장 가능성을 더 높여주고 있다.

LG화학이 배터리 시장에서 글로벌 선두그룹으로 올라설 수 있었던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까다롭기로 소문난 GM의 쉐보레 볼트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게 되면서 세계시장의 관심을 받았고, 현대·기아차는 물론 포드, 르노, 아우디, 상하이자동차 등 20여 개 주요 완성차메이커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는 것이 그 방증이다.

지난 2015년 세계 1위 에너지저장시스템(ESS) 기업인 미국 AES에 오는 2020년까지 최소 1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하게 된 것도 고 구본무 회장의 뚝심 연구개발 방침을 고수해 온 덕분이라 할 수 있다.

LG그룹의 선대 회장들이 강조한 또 하나의 문화는 ‘인화(人和)’였다. 경영자와 임직원간, 경영자와 노동자간 인화도 중시하는 분위기를 세워왔다. 그래서 일반국민들에게 LG그룹은 노사 문제가 별로 없는 기업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편 고 구본무 회장은 살아생전 사회공헌을 강조하면서 LG상록재단과 LG복지재단을 통한 최초의 환경보호공익재단, LG의인상 등 공익사업에도 많은 애정을 기울였다. 특히 지난 2015년 시작한 LG 의인상은 국민들에게 깊이 각인돼 그룹 이미지 제고에 톡톡히 역할하고 있다.

이 같은 고 구본무 회장의 업적은 대한민국 기업사에 큰 족적을 남긴 것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재계는 그의 탁월한 리더십을 더 이상 만날 수 없음을 안타까워하면서 고인의 업적을 한 마음으로 칭송하며 진심으로 애도하고 있다.

백용선 기자 arbutus3@techholic.co.kr

<저작권자 © 테크홀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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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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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상어 2018-05-24 16:22:54

    비록 가신님의 장례식은 조촐했지만 이땅에 남긴 거룩하고 큰뜻은 웅대했네
    회장님...... 평소에 좋아하셨던 새들 처럼 영혼은 자유로이 훨훨 창공 더 높이 날아 오르소서....... 가끔 날개짓이 힘드시면 회장님 계시는 나무 가지위에서 잠시 쉬었다가 가세요
    평소에 많이 존경 했습니다. 그래서 한동안 많이 보고 싶을것 같습니다
    회장님!! 몸은 우리곁을 떠났으나 숭고한 정신 만큼은 이땅에 뿌리깊이 남아있습니다
    좋은곳에서 편히 쉬시길 기원합니다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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