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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이재용 부회장 재판’ 매듭 어떻게 풀 것인가

기사승인 2017.09.11  16: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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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재판’은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그룹만의 문제가 아니다. 조금만 더 넓게 보면 기업계의 문제이기도 하고 국민경제와 국가경제의 문제이기도 한다. 재판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어떤 시각에서 보면 삼성재판은 ‘고르디우스의 매듭’과 흡사하다.

국민들은 각자 다른 시각으로 이 재판을 지켜보고 있다. 시민단체와 정부, 기업, 정당들 역시 두 눈 부릅뜨고 재판의 추이를 추적하고 있다.

프리기아라는 나라의 수도 고르디움에 복잡하고 단단하게 묶여진 매듭이 있었다. ‘이 매듭을 푸는 자 세계의 왕이 되리라’라는 전설이 전해져 많은 사람들이 도전했으나 한 사람도 풀지 못했다

페르시아지역을 원정 중인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대왕이 이 나라에 도착, 소문을 들었다. 알렉산더는 복잡하게 묶여진 매듭을 단칼에 잘라냈다.

이를 두고 후세의 평가는 엇갈린다. 알렉산더 대왕의 지혜를 높이 평가하는가 하면 제대로 매듭을 푼 것이 아니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매듭을 풀지 않고 칼로 잘랐기 때문에 그의 제국이 분열됐다는 해석도 있다.

삼성 재판에 알렉산더 식의 해법은 있을 수 없다. 그런 식의 발상도 해서는 안 되고 기대해서도 안 된다. 그렇게 될 리도 없다. 그러나 삼성 재판이라는 매듭은 어떤 식으로든 풀고 가야 한다.

이 복잡다단한 매듭을 풀기 위해선 삼성재판을 보는 국민의 다양한 시각을 대승의 용광로로 녹여내는 지혜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삼성재판에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모든 관계자들은 냉철할 필요가 있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사건관련 삼성 임원들에게 중벌을 내려 삼성그룹을 마비시킬 것이냐, 이 역사적 재판을 계기로 삼성그룹이 진정한 한국의 대표적 국민기업으로 환골탈태하도록 하고 기업 경영풍토에 새 바람을 일으킬 것이냐. 과연 국민은 무엇을 원할까.

이재용 부회장에 중벌을 내려 옥살이 시키고 삼성그룹에 철퇴를 내리는 것은 쉽다. 법의 세계는 그런 일 처리에는 능숙하다.

박근혜 전대통령의 묵시적 압력을 거절할 수 없었다 해도 불법적으로 최순실과 정유라를 위해 그룹의 돈을 썼다는 것은 지탄받아 마땅하다. 또한 그동안 자행돼 온 재벌의 횡포, 부조리, 갑질에 대한 대대적 수술 등 적폐 청산은 국민들이 바라는 바다.

그러나 그 이후 몰아칠 후폭풍의 영향을 누가 책임질 것인가.

오너 부재의 삼성그룹이 촌각을 다투는 긴박한 국제경쟁에서 과연 제대로 대응해나갈 수 있을 것인가. 전문경영인이 있다고 하지만 오너십과 경영자의 마인드는 차원이 다르다. 오너십은 생사가 달린 문제고, 전문경영인은 다른 직장을 구하면 된다. 기업 생사의 절박함이 같을 수 없다.

그렇지 않아도 반도체, 생명공학, 에너지산업 등 미래 첨단 분야에서 대대적인 투자와 과감한 연구개발이 절실한 상황에서 옥중 경영 지시로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까. 국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볼 때 삼성그룹이 절룩거리면 한국경제도 절룩거릴 수밖에 없다.

시범케이스로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그룹을 혼내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면 위험하다. 일과성 캠페인으로 나랏일을 처리해선 실패를 부르고 오히려 악화를 자초한다.

박근혜 정권을 무너뜨리고 집권한 문재인 정권에서 과거의 적폐 청산작업이 캠페인처럼 벌어지는 것이 우려되는 이유다.

문재인 정권으로선 박근혜 전대통령을 단죄하고 과거 재벌의 구태를 단죄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캠페인처럼 일과성으로, 시범케이스로 삼성문제를 처리한다면 정말 위험하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경영자에 대한 처벌은 하되, 이들에게 과거를 속죄하고 국민들에게 개과천선한 모습 보여줄 수 있는 기회도 주어야 마땅하다.

이재용 부회장이나 경영진은 이 기회에 정권과 결탁하는 과거 관행에서 과감히 벗어나 기업다운 기업 경영을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임을 절감할 것이다. 선대의 업적에 누를 끼치지 않으면서 국민적 세계기업으로 거듭 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는 절박감이 남다를 것이다.

어떤 형식이 되던 삼성그룹에 벌을 내리되 죗값에 부응하는 속죄의 차원에서 국가와 국민경제에 기여하고 사회에 봉사하는 기회를 줄 수 있는 재판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상엽 기자 sylee@techholic.co.kr

<저작권자 © 테크홀릭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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